《장백산》2024년 제5호 | 김인덕金仁德-풀(시, 외5수)

文摘   文化   2024-10-28 08:01   吉林  

종이잡지-시



풀(외5수)

김인덕 / 시

풀들이 사는 모습을 보면 유난히 아름답다

이름조차 모르는 잡풀들이 서로서로 섞여서

서로 몸을 드티며 차지한 자리 안스러워하며

쪽빛에 푸르름을 더하는 모습이 한결 정겹다


때로는 바람이 닥치면 한마디 구령도 없이

서로가 허리에 힘을 주고 어깨를 빌려준다

먼저 누운 풀이 후에 눕는 풀을 당기지 않으며

후에 눕는 풀이 먼저 누운 풀을 밀치지 않으며

먼저 누운 풀이 일어서며 늦게 누운 풀을 일으킨다


먼저 일어선 풀이 후에 일어서는 풀의 바람막이가 되고

다 같이 일어서면 어깨를 부딪치며 더더욱 푸르러진다



고독과의 동행 비결

고독은 의지에 반해 장력을 지니며

항상 웅뎅이 파놓고 허기진 입을 벌린다


고독을 마주하려면 옷깃을 여며야 한다

고독은 미풍에도 나비의 효과를 일으킨다

고독은 당신이 길을 떠난 줄 알면

촘촘한 포획의 그물 펼치고 두 팔 벌려 마중한다

고독의 강은 의외로 파도가 높고 드세다

휘청휘청 밀리우고 넘어지지 않으려면 

안개의 가벼운 날개의 힘을 빌려야 한다


고독은 무소유와 둘도 없는 단짝이다

소유가 목적이고 사심을 앞세운다면

사랑도 우정도 아픔도 모두 욕심이다

정분도 그리움도 나름 무게를 지닌다


고독은 날카로운 이발로도 끊을 수 없다

차례진 시간에 지레 의미두기를 거절하자

소유의 창가를 서성이지 않기로 하고

무게를 지니지 않는 꽃나무의 향기와

지워지지 않는 수석의 무늬만 남기자


고독과의 동행 비결을 가슴에 새긴다면

쓰거움 뒤끝에 단맛 얻을 수 있을 테지

턴넬의 끝에서 빛을 만날 수 있을 테지



나무의 옹이

나무에 옹이가 박혀있다는 것은 

나무가 락락장송으로 되기 위해 

가지를 사정없이 쳐냈기 때문이다


나무에 옹이가 다닥다닥한 것은

걸음걸음 고통스러운 고비와 위기

드팀없이 잘 견뎌냈다는 의미이다


나무의 옹이가 깊다는 것은

큰 아픔 겪었다는 증거이다

옹이에 진물이 흐르는 것은

고통의 시간이 힘들었다는 반증이다

옹이는 서로의 반대켠에 서서

상처자국 쉬이 보여주지 않는다


옹이는 옹이를 업고 

옹이는 옹이를 딛고

한결같이 높은 하늘 지향한다 

(전문을 읽으시려면 아래 문자를 누르십시오.)


김인덕金仁德-풀(시, 외5수)

制作:金惠琳

编校:洪   丽

审校:李   慧

核发:安美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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