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2024년 《장백산》 발표 녀성시 작품특징 및 장단점
2023~2024년 《장백산》잡지에 발표된 대표 녀성 시인 다섯명을 접하면서 드는 첫 느낌이 바로 이들 시인 거의가 ‘50+’세대의 신중년세대라는 것이였습니다.
얼마전에 제가 칼럼 소재를 찾으려고 근간의 글들을 찾아 읽다가 ‘오팔OPAL세대’라는 단어를 접하게 되였습니다. 현대의 중년세대를 뜻하는 문자였습니다. ‘오팔’은 그 원문이 ‘Old People with Active Life’이고 영문의 앞글자를 딴 조어라고 합니다. 활동적인 생활을 즐기는 나이든 사람들을 뜻합니다. 나이대는 ‘50+’로 표기되며 바로 50세~69세를 가리킵니다. 이왕에 40대가 되면 중년으로 부르던 때에 비하여 신중년이라 불리우는 이들의 중년 나이대는 거의 십년은 지연되였습니다.
이들을 중년이라고 부르지만 필경 50대 이상입니다. 나이 탓도 있고 여러가지 원인도 겸하겠지만 사실 저도 시를 써왔음에도 불구하고 시를 쓸 때면 새로운 감수성을 이어가는 면에서 점점 어려움을 느낍니다.
때문에 잡지사에서 선택한 다섯 시인님의 시를 접하면서 이들 속에 저를 개입시켜 도대체 우리는 어떤 주제와 어떤 시어로 시라는 장르를 소화하고 있는지에 포커스를 맞추고 오늘 발언을 준비했습니다.
그럼 아래에 시인 한분씩 짚으면서 간단하게 저의 감수를 곁들이겠습니다.
우선 주향숙시인님입니다. 주시인님은 문단의 량서류입니다. 바로 수필과 시를 넘나든다는 의미입니다. 어느 장르든 인간 내면, 특히 시인님 자신의 생각, 생활에 대한 통찰 등을 주제로 두어 그것들의 다변성이나 깊이를 다루고저 하는 성향이 느껴집니다.
인간의 상처, 아픔, 죽음… 등과 같은 무거운 주제를 파면서 생을 돌아보고 자아를 성찰하려 노력합니다. 시인이 시 속에 장치한 희미한 커텐 같은 것들을 거두어보면 그 너머에는 자신이 갈파한 세상을 수용하고 그 속의 사람 내지 감정을 보듬으려는 따뜻함이 밀려옵니다.
오늘 랑송된 시에서도 그렇고 전체적인 다른 시들에서 보이는 “뭉클뭉클”, “텅”, “툭툭”, “쭈글쭈글” 등의 의성의태어 사용이 많아서 읽는 독자의 상상에 여운을 남겨둡니다.
개인적으로 주향숙시인을 사물에 비긴다면 저는 ‘안개’에 비유하고 싶습니다. 소리없이 어느 사이엔가 나를 둘러싸는 포근하면서 촉촉한 그런 느낌. 안개와 만날 때 느끼는 내 몸의 반응을 저는 즐깁니다. 다만 안개는 해가 뜨면 홀연히 사라진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다음은 박춘월시인님입니다. 박춘월시인님은 30대 중반에 늦깎이로 문단에 혜성처럼 등단했던 시인입니다. 꾸준하게는 쓰지 않지만 그의 시어들은 아웃사이더 같은 감을 주기 때문에 되려 한두수의 시로도 존재감을 줍니다. 툭툭 던지는 듯하나 ‘제맘 대로’인 상상이 매력적입니다.
이런 상상은 한다고 하는 것이 아니며 또 누구든 시도하는 것이 아닙니다.
시 〈뒤짐〉에서도 사람의 행동거지인 ‘뒤짐’을 “떫은 맛을 다 걸러낸 / 숙성된 와인 같은” 것이라고 표현합니다. 읽는 독자로서 저는 시인이 시를 쓸 때의 생각을 퀴즈처럼 알아맞추고 싶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뒤짐’이 최종 표현하려는 주제였을가, 아니면 ‘뒤짐’을 ‘와인’으로 승화시키는 찰나 시인이 느꼈을 만족감이 시인한테는 더 컸을가 하는 것에 흥미로왔습니다.
박춘월시인님은 능숙하게 다양한 주제를 이미지화로 다룹니다. 다만 필경 시인들은 자신의 독자 한사람을 위해서라도 시를 쓴다고 하지만 그 한명의 구독자마저 자신의 취향으로 맞추지 말고 조금은 더 모든 사물의 내면의 깊이로 이동해보면 또 다른 시상의 재미가 있지 않을가 하고 생각합니다.
세번째로 조명되는 시인은 임은숙시인님입니다. 임은숙시인님의 시는 읽을 때면 느끼는 점이 있는데요. 바로 ‘로련한 평범’이라는 것입니다. 어떤 얘긴가를 늘 하려고 하면서 그것을 수식하려는 듯, 지나치려는 듯, 흘러보내려는 듯합니다. 그런데 귀를 기울이게 되고 그 답을 들을 수 있었다면 그건 독자의 행운입니다.
시 〈밤차〉에서처럼 시인은 말없이 조용하다가 문뜩 “지나간 모든 것이 / 아름답지만은 않은 법 / 더러는 붉은 상처로 남아 / 긴 울음이 되기도 한다”고 토로합니다. 묵상에 빠져있던 사람이 천천히 깨여나며 나의 손을 꼭 그러잡는 느낌입니다. 부드럽고 날선 느낌은 아니나 여운이 오래갑니다.
시인의 시 주제를 저는 ‘흔한 감성’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살다 보면 흔한데 자신한테 잘 차례안지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것을 알았다는 듯 임시인님은 자신의 마음을 담아 뭔가 한줌씩 쥐여줍니다.
물론 받는 사람이 진짜로 원하는 거였는지는 모릅니다. 다만 원하지 않았던들 주기까지 했는데 무엇이 대수일가요.
다음은 강선화시인님의 시입니다. 창문을 빌려서 얻은 해빛으로 노랗게 익어가는(죽어가는?) 김장배추에 령혼을 부어주는 시인, 시의 제목이 〈노오란 령혼의 찬가〉라고 했으니 령혼을 찬양하는 소프라노의 음성을 듣는 느낌입니다.
시를 읊다가 갑자기 드는 생각은 십일층 꼭대기를 톺듯이 올라갔던 시인은 자신이 바로 김장배추처럼 ‘반주검’이 되여 쓰러지기 직전이 아니였을가? 하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 배추를 보며 곡을 련상하는 시인, 그 찰나의 느낌은 더 깊으게는 무엇일가? 혹시 내면의 무언가를 분출하려고 했던 것은 아닐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주제로 내세운 것들이 〈엄마의 빨래줄은〉, 〈산다는 것은〉 등인데요. 이 몇수를 보며 시어 등을 관찰해보면 주제가 신변생활이란 생각입니다. 생활에서 사고의 지경을 조금 더 넓히면 “령혼의 찬가”들이 쏟아질 것 같습니다. 김장배추와 노란 꽃다발, 나아가 노오란 령혼… 끝머리에서 쓰는 “구석 쪽에 버려져도 / 기어이 / 화창한 봄날의 춤사위”라는 반짝거리는 시어에서 희망을 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오경희시인님입니다. 오경희시인님 역시 수필과 시를 넘나드는 문단의 량서류입니다. 오경희시인은 ‘보따리’ 풀기를 즐기는 시인입니다.
보따리는 자신만의 보물이 많은 곳입니다. 시인한테는 늘 이것저것 우리에게 익숙한 듯 멀어지는 듯하는 것들을 챙겨서 쌓아놓는 자신의 보물창고가 있습니다. 독자를 만나면 이것저것 꺼내보이며 이야기할 것들을 골라서 하기를 즐기며 재미나게 소통을 하려고 시도합니다.
시 〈골무〉도 그렇고 〈똬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에서 말하는 ‘골무’ 같은 단어는 고루한 듯하지만 새롭게 들리는 단어들이고 시 〈똬리〉에 얽힌 사연도 역시 들어줄 만한 이야기입니다. 다만 지난 이야기도 좋지만 래일에 대한 이야기라면 또 다른 멋으로 새롭게 태여나지 않을가 하는 생각입니다. 더불어 미래를 동경하는 시들을 희망해봅니다.
사실 글머리에서 말한 ‘오팔세대’라는 단어를 접하였을 때에 가장 먼저 오경희시인님이 떠올랐습니다. 오경희시인님은 말 그대로 삶을 견인하는 글농군입니다.
이상으로 저한테 보내주신 시작품에 대한 감상입니다.
요즘 우리는 똑같은 소리를 반복적으로 내는 미디어들에 이끌려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늘 글을 준비하면서 “시는 우리에게 무엇일가?” 하는 물음도 잠간 생각해보았는데요. 시는 바로 이런 일상과 평범함에서 순간이나마 벗어나고 사고하게 하는 묘미를 준다는 생각입니다.
2023~2024년 《장백산》잡지에 발표된 대표 시인들의 시를 조금 깊이 읊고 느껴보면서 시에 대해 다시 사고해보는 기회를 가지게 되였습니다.
오팔세대의 한사람으로서 우로는 로부모, 아래로는 자녀들… 신중년에 이른 삶의 짐이 결코 가볍지만은 않습니다. 그럼에도 시를 놓지 않은 시우님들한테 탄복과 격려의 힘을 실어드리고 싶습니다. 아울러 저도 힘을 받아갑니다. 청년 시인과 같은 더욱 새로운 세대의 시가 용솟음쳐 나오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책임편집:홍려 리혜]
扫描左侧二维码进入
《长白山》微商城
阅读更多精彩文学作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