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라는 이름 아래… □ 김은희

时事   2024-11-01 15:00   吉林  
“복수심이란 잃어버린 사람에 대한 사랑이다.”
일본 다까노 가즈아끼의 데뷔작인 《13계단》은 사형이 확정된 수감자의 루명을 벗기기 위한 교도관과 전과자의 공동 조사를 그린 추리소설이다.

소설의 중심에는 로부부 살인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기하라 료가 있다. 료는 사건 당일의 기억을 잃어버렸지만 증거가 확실해 사형을 선고받게 된다. 그러나 10년 후 ‘계단’이라는 단어가 그의 기억 속에 떠오르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한다.
이야기는 료의 무죄를 립증하기 위해 나선 두 주인공, 교도관 난고 쇼지와 상해 치사 전과자인 미카미 준이찌의 조사과정을 따른다. 난고는 교도관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있었고 준이찌는 가석방된 후 생활이 막막한 상태였다. 이때 익명의 독자가 거액의 현상금을 걸고 료의 무죄를 증명해줄 사람을 찾는다.
범인으로 판결을 받아 사형이 확정된 료는 사건현장 근처에서 붙잡혔으며 당시 교통사고를 당해 당일의 기억을 잊어버린 상태였다. 그가 유일하게 기억하고 있었던 것은 ‘죽음의 공포에 떨며 오르던 계단’ 뿐이였다. 사형집행까지는 3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들은 료의 무죄를 증명할 수 있을가?
소설은 료의 유일한 범행 당시의 기억인 ‘계단’을 단서로 삼아, 난고와 준이찌가 증거를 찾고 진실을 밝혀가는 추리과정을 박진감 있게 그려나간다. 이 과정에서 독자들은 범인을 추리하게 되며 소설의 결말에 이르러서는 예상치 못한 반전에 직면하게 된다.
이 소설은 사형제도 및 현대국가의 범죄관리 시스템에 의문을 던지는 문제작이다. 가장 기본적인 사건처리 단계부터 법무무 장관의 최종 집행 결정에 이르기까지의 사형이 진행되는 과정을 세세히 묘사해 실제로 현장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체험시켜준다.
추리소설이면서 사형제도라는 사회적으로 민감한 소재를 정면으로 파헤친 이 작품에는 우리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살인자가 죄를 뉘우치면 형량을 줄여주는 ‘개전의 정’이라는 표현이 자주 나오고 인상깊다. 죄를 범한 사람이 진심으로 반성한다면 형량을 감해준다는 말인데 과연 겉으로 보이는 반성의 태도를 타인이 정확히 판단할 수 있을가? 형량을 낮추기 위해 거짓으로 반성의 가면을 쓰는 일은 흔하다. 작가는 기억상실증이라는 소재를 리용해 피의자가 진실로 뉘우치는지는 알 수 없어도 ‘뉘우침’이 감형의 기준이 된다는 구조적 모순을 비판한다.
사람의 마음은 자신외에는 알 수 없기 때문에 표면적인 태도가 심판의 기준이 되기에는 애매하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옳바른 심판일가? 법은 공평한가?… 이처럼 책 속에서 작가가 던지는 의문은 독자에게 그대로 전달되여 생각에 꼬리를 물게 만든다.
현실을 살린 사형집행 과정 《13계단》에서는 두차례의 집행과정을 교도관 난고의 눈을 빌어 상세히 그리고 있다. 집행 당일 사형수를 ‘마중’나가는 교도관의 발자국소리에 발작을 일으키는 사형수나 사형수의 죽음에 대한 공포가 일으킨 사건들, 죽음 앞에 나타나는 각양각색의 사형수 모습, 처형을 집행할 때 교도관들이 갖는 살인에 대한 공포, 죄를 부정하는 사형수 앞에서 사형수에게 올가미를 씌워야 하는 교도관의 복잡한 심정 등이 상세히 묘사되여 독자들의 간접 체험과 각성을 유도한다.
드디여 결정적 증거를 손에 잡고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될 때 그 증거에서 나온 지문의 주인은 준이찌였다. 이제는 료가 아닌 준이찌가 교수대에 오르게 되여버린다. 여기에서 끝이라고 생각하기엔 아쉽다. 계속 사건이 파헤쳐질수록 독자들은 탐정이 되여 등장인물들을 의심하게 된다. 난고도 의심하고 준이찌도 의심하고 변호사, 경찰 모두를 의심하게 된다. 의심하는 내내 사건이 또 이상하게 흘러갈가 너무 무섭다. 하지만 정말 생각지도 못한 범인의 등장에 깜짝 놀라게 된다. 그래서 료는 무죄판결을 받았을가? 책 속에서 결론을 찾는 게 빠를 듯싶다.
이 책은 증거찾기부터 반전의 련속이다. 단번에 모든 단서들이 한데 모이면서 시원하고 통쾌한 독서체험을 안겨준다. 반전 하나하나가 충격이면서도 합리적이다. 앞에 남겨놓은 복선과 부합된다. 또 뒤로 갈수록 짜릿하고 스릴 넘친다.
증거를 찾고 진상을 밝혀가는 과정이 사형집행이 행정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것과 서로 얽히며 전개된다. 끝까지 범인을 알 수 없는 반전과 스릴, 서로 무관할 것만 같았던 상황들이 절정에 다다른 순간, 완벽하게 제자리를 찾는 치밀한 구성은 독자로 하여금 혀를 내두르게 한다.
이 추리소설을 읽고 나면 마치 한편의 훌륭한 영화를 본 듯한 느낌이 들면서 한폭한폭의 화면이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고 하나하나의 생동한 인물들이 책 속에서 성장한다. 또 사건해결의 과정을 따라가면서 사회 속의 문제를 제시하고 탐구한다.
이 책의 제목인 《13계단》은 두가지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사형판결 이후 집행에 이르기까지의 엄격한 절차의 수이기도 하고 다른 하나는 자신을 구원해주는, 료의 유일한 기억 속 계단의 개수이기도 하다. 작가의 의도가 잘 반영된 제목이라 생각된다.
이 소설은 일본의 제47회 에도가와 란뽀상에 심사위원의 만장일치로 당선된 소설이자 력대 수상작중 최단기간에 100만부의 판매기록을 세운 베스트셀러이다. 당시 심사위원이였던 미유끼는 “도저히 신인작가라고 믿을 수 없다. 주도면밀한 구성과 탄탄하고 리지적인 문장에 읽을 때마다 감탄사가 터져나온다.”며 극찬했다.
이 작품은 출간 이듬해에 일본‘이 미스터리가 최고’ 목록에 선정되였고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어쩌면 책을 다 읽은 후 우리는 서로 다른 수확을 얻을 수도 있다.

来源:延边日报

初审:南明花

复审:郑恩峰

终审:金星光

延边日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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