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혁 독서칼럼] 다시 한강을 읽다

文摘   2024-10-12 07:41   吉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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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다시 한강을 읽다

김혁

좋은 작품과 그 작가가 배출한 신간의 출시와 수상은 우리에게 크낙한 경희를 준다.

한민족의 녀성작가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뒤 위챗, 대화방은 사뭇 축제의 분위기이다. 어제 초저녁에 희보를 접한 후 작가, 문학도들은 잠 못 이룰 하루 밤을 보낸것 같다.

수년간 노벨문학상 발표가 나오는 10월 초순이면 나는 저으기 분주해 지기 시작한다. 발표가 나기 바쁘게 저자소개와 작품세계를 나의 위챗 공중호에 편집해 싣곤 했다. 일전 펴낸 나의 전2권의 독서칼럼집 <옥탑방, 책 읽어주는 남자>에서도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작품에 대한 칼럼이 10여편을 넘겼다.

이번도 례외가 아니다. 수상자가 다름아닌 익숙한 한국작가 한강임에 나는 저도모르게 갈채를 올렸고, 인차 나의 문학플랫폼 (공중호)에 그의 프로필과 작품 목록을 책의 겉봉과 함께 재빨리 올렸다. 그리고 주체할수 없는 기쁨을 억누르지 못하고 늦은 밤에 근 일년간 아껴두었던 모태주를 터쳐 몇잔 맛나게 기울이기 까지 했다.

한 녀류작가의 수상, 그 시너지 효과는 크다. 이는 그 본토 뿐아니라 전 세계에 산재하여 나름의 디아스포라 문학을 구축하고 있는 동포문학에도 큰 추동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한강에 대해 익숙하다. 그의 문명을 알린 <채식주의자>는 맨 부커상을 수상하기전에 이미 읽었고, 영화로도 일찍 소장해 보았었다.

오늘 내가 접한 한강의 작품에 대해 정리해 보면서 아시아 내지 세계문단에서 가장 젊은 나이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그의 휘황한 문학세계를 펼쳐 본다.

<검은 사슴>

내가 맨 처름 접한 한강의 작품이다. 한강의 첫 장편소설로서 개인적 상처와 시대가 만나는 어두운 심연의 깊이를 보여준 작품이다.

99년경에 한국에서 로무생활을 하던 어머니가 나의 간청에 부쳐 보내 읽은 작품이였다. 연길 북대의 30평 세방집에서 리혼, 경제적 궁핍, 학력의 부재, 이 문단의 "문인상경"이 극심화 되였던  풍토와“꼰대”들의 갑질 등에 시달리면서 문예기자생활과 창작생활을 활발하게 펼치면서도 힘든 나날을 보냈던 나의 처경에 더욱 감명깊에 읽었던 것 같다.

<채식주의자>

작가에게 맨부커상을 안겨주면서 작가의 문명을 세계에 알려준 작품이다.  

련작소설로서 육식을 거부하는 한 녀자의 이야기<채식주의자>, 그 녀자가 가진 몽고반점에 강렬한 끌림을 느끼는 남자의 이야기 <몽고반점>, 그리고 현실을 초월하려다가 인간으로서 파멸하는 이들을 지켜보는  <나무 불꽃> 으로 구성되여 있다.

어린 시절 폭력의 트라우마로 육식을 거부하게 된 녀자가 극단적인 채식을 하면서 나무가 되기를 꿈꾸며 죽음에 다가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허무와 결핍을 소재로 한 탐미적인 분위기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가부장제의 폭력에 대한 비판이 두드러진다. 동명의 영화에서 아버지 역을 맡은 기주봉 씨와는 어떻게 인연이 되여 연변에 오면 우리 집에 몇번 묵기도 했다. 그때 수천개의 영화 CD를 모아둔 나의 서재에서 밤늦도록 영화에 대해 얘기를 나눈적 있다.

사회적 제약때문에 인간의 한계에서 벗어나 식물적으로 살아가려는 비틀린 모습을 보여주는 주인공과 사회의 충돌을 그리고 있다.  

영화로도 소장한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주제로 하고 있다. 정치와  력사를 정면으로 내세운 작품을 나는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사실 나의 첫 장편 <마마꽃, 응달에 피다> 역시 동란의 년대 조선족 소년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2004년에 출간한 이 작품이 놀랍게도 한강의 작품을 닮은데가 있다. 하지만 그 특수년대라는 제약성 때분에 문학본연에 대한 천착이 좀 결여한 작품으로 나는 여러 장편중에서 이 처녀작에 대해 만족해 하는 한편, 회의를 가지기도 한다. 그래서 영문번역 제의가 들어 왔을때도 거절한적이 있다. 대신 나의 다른 작품인 <춘자의 남경>이 한국문학번역원에 의해 영문으로 번역되여 나왔다. 

그런데 한강의 소설은 읽어보니 그러한 편견을 깨여버린다. 작품은 력사나 정치, 사회에 대한 담론보다는 개인의 고통과 내면에 몰두한다. 어찌보면 성장소설로도 읽을수 있다고 본다.

이 작품은 202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데 크게 기여한 작품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노벨문학 위원회는 "사의 희생자들에게 목소리를 주기 위해, 이 책은 잔혹한 현실화로 사건을 마주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증언 문학 장르에 접근한다."  작품에 대해 정평했다.

한강은 광주에서 태여나 유년을 보낸 만큼 이 작품에 대한 애착이 크고, 집필 과정에서 여러면에서 오는 많은 압박을 받았다고 책의 에필로그에 서술한다. 하지만 커다란 압박에도 불구하고 소설가 한강은 지식인으로서 곧은 의지로 작품이 후세에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집필에 노력했다. 본 받을바 이다. 나의 <마마꽃 응달에 피다> 역시 이 문단에서 보기드물게 3쇄를 기록했고 이 작품에 대한 론문으로 3명의 석,박사를 배출했으나 특정한 년대를 배경으로 했다는 리유로 이제 감감 잊혀 지고 있다. 한강의 그 “의지”를 본받아야 하겠다.  

<바람이 분다, 가라>

두 녀자가 나눈 사랑의 력사를 펼쳐보인 소설이다. 미스터리와도 같은 문체로 우정과 예술에 관한 복잡한 구성으로 슬픔과 변화에 대한 갈망을 강렬하게 드러낸다. 그 극단적인 삶의 이야기를 때로 부드럽게, 때로 강렬하게 은유적인 스타일로 표현해 낸다.

<희랍어 시간>

취약한 두 개인지간의 특별한 관계를 매혹적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일련의 충격적인 경험으로 말의 힘을 잃은 한 젊은 녀성이 시력을 잃어가는 그리스어 선생님과 만나게 되고 각자의 결함에서 비롯된 애틋한 사랑이 시작된다. 작품은 상실과 친밀감의 궁극적인 조건에 대해 더듬이며 머뭇거리며 말해준다. 조용한 명상과도 같은 아름다운 소설이다.

<흰>

하얀 것에 대한 65개의 이야기이다.

손바닥에 품을 수 있는 얇다란 포켓용 책을 방불케 하는, 간간이 곁들인 흑백사진이 아니였다면 더얇아졌을 부피의 책이다. 그런 책이 2018년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소설이면서 시 성격도 지닌 이 작품은 배내옷, 소금, 눈, 달, 쌀, 파도 등 세상의 흰 것들에 관해 쓴 65편의 짧은 글을 묶었다. 태여난지 두시간만에 숨을 거둔, 작가의 친언니에 관련한 아기 이야기에서 출발해 삶과 죽음에 관한 깊은 성찰을 작은듯 무겁게 담았다.

작품은 소설인지, 산문인지 처음 접한 독자들을 설둥하게 만든다. 서사성을 배제한채 에세이 같은 문체를 보여준다. 하지만 여기서 시로부터 문학을 시작한 한강의 시적 스타일이 또 한번 두드러져 보인다.

한편 또 한편의 짧은 메모에서 작품 전체가 련상적으로 구성되는 것은 이 슬픔의 흰 색을 통해서이다. 그 하염없는 색조는 깊은 슬픔을 자아내고, 사랑과 련민, 그리고 그리움의 정서를 불러일으킨다.

<눈송이가 녹는 동안>.

황순원 문학상 수상작이다.

“고통 받는 이들에게 과연 문학은 과연 무엇일가”, “과연 문학이 고통의 안과 밖을 허물수 있을 것인가?” 이러한 질문으로 집필된 작품은 고통과 죄의식에 관한 소설이다.

이 짧은 작품에서도 한강은 여전히 문제의식에 깊이 관여한 작가임을 알수 있다.

한강, 그 이름처럼 폭넓이 흐르는 그의 문학에 대해서는 아직도 그냥 읽어 나가야할 일이다. 흐르고 흘러 세상이 지켜보는 합수목에 이르른 강은 더 넓은 바다를 향해 흐르고 흐른다.

- 2024년 10월 10일 “청우재”에서, 한강의 노벨상 수상 소식을 접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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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혁

소설가

룡정·윤동주연구회 회장



김혁  작품세계  

김혁 

필명 독고혁. 独孤赫


장편소설 <마마꽃 응달에 피다>, <춘자의 남경>, <완용 황후>, <무성시대>

소설집 <천재 죽이기>, <피안교>외 “붉은 광시곡 - 막언의 소설세계”, “떠도는 환상과 그 아래 깊은 골짜기- 가즈오 이시구로의 문학세계”, “환. 幻- 판타지소설을 말하다”, “스크린과 펜의 만남- 장률의 영화 읽기”등 문학평론 수십편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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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 독서칼럼집《옥탑방, 책 읽어주는 남자》 상,하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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