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노조, 출근시간 조정·주 4.5일 근무제 요구
"가족들과 아침밥 먹게 해달라"
평균 연봉 1억원을 넘는 시중은행 노조들이 속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총파업'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은행권이 비상에 걸렸다.
금융노조는 크게 세 가지를 핵심적으로 요구하고 있는데, 이 중 하나는 '출근시간'을 9시에서 30분 늦춘 9시 30분으로 조정하는 것이다. 이들은 "9시 출근을 하면 가족들과 함께 아침밥을 먹을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금융노조는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2024 임단투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주최했다.
금융노조 추산 약 1만명이 모인 이 자리에서 노조는 영업시간 30분 단축과 주4.5일제 도입을 주장했다. "올해 산별교섭에서 오전 9시 출근과 주 4.5일제를 현실화하겠다"라고 선언했다.
앞서 노조는 올해 산별중앙교섭에서 기본급 5.1% 인상과 주 4.5일제 도입, 영업시간 오전 30분 단축, 사회공헌기금 조성, 본점 이전시 노조와 합의 등을 핵심 요구사항이라 밝혔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기본급 1.9% 인상을 제시안으로 내고, 노동시간 의제 등 모두 수용하지 않았다.
노조가 가장 강력하게 요구하는 부분은 출근시간 조정이다. 가족과 함께할 수 있도록 아침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 금요일 오후에는 영업을 조기에 종료하는 형태를 통해 주 36시간제 도입을 원하고 있다.
요구 안 받아들여지면 '총파업' 경고..."무모한 요구, 소비자 불편해져" 반박도
사실상 주 4.5일 근무제를 원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 저출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는 주장도 펼치고 있다.
노조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고임금자의 무모한 요구'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노조 측은 "중산층은 입 닫고 살아야 하냐. 우리의 투쟁은 장시간 노동으로 악화하는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결의대회를 연 노조 측은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오는 25일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총파업 대회를 연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금융노조의 요구가 현실화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 소비자의 편의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 은행권은 고객이 많이 찾는 점심시간에 개인 창구 모든 직원이 일하는 '점심시간 집중근무제' 를 시행하고 마감 시간을 오후 6시로 연장하는 등 대면 서비스를 확대하는 추세인데, 이해 역행하는 요구라는 것이다.
한편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작년 평균 연봉은 1억 1265만원으로 집계됐다. 5대 은행 평균 연봉이 1억 1천만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올 상반기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은행 직원의 평균 급여는 6050만원이었다. 삼성전자(5400만원) 현대자동차(4200만원) 등 주요 대기업을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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