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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집은 남자친구가 작년부터 살던 아파트인데 제가 들어가 같이
살기로 했고, 본격적으로 제 짐 다 옮기고 동거한건 저번달부터에요.
사건의 발단은 제가 지난주 예비신랑과 3빅4일로 제주도 여행을 다녀오고 난 뒤인데요.
여행 다녀와서 캐리어도 풀고 방 정리를 하는데 갑자기 침대 밑에서 아기 전용 과자 봉지가 나온거에요.
어린 아기가 먹는 이유식과자 같은거 있죠? 그 봉지가 나와서 이게 왜 여기 있나 저는 진짜 도둑이라도 들었나 싶어서 누가 왔다간거 같다고 경비실에 얘기해서 복도 씨씨티비라도 보자고 하니까
그제서야 이인간이 저한테 거짓말했던걸 실토하더라고요.
오래된 여사친이 저희집 근처에서 동창회를 하게 되었는데, 이혼하고 혼자 아이 키우면서 살다보니 모임이 늦게 끝나서 아기를 데리고 모텔을 갈 작정도 아니고 해서 자기한테 혹시 방 비냐고 물어봐서 자고 가라 했다는거에요.. 하
그리고 니가 화낼까봐 말 못한거라고 변명합니다.
아기까지 있는데 오갈데가 없어서 딱 하루만 자고 가라했다며 여사친이 미안해서 아마 거실에서 잤을거라고 하는데 아기 과자봉지가 분명 침대 밑에서 나왔구요
저는 하루고 이틀이고가 중요한게 아니라
저한테 한마디 상의도 없이 몰래 여사친을 재운게 빡치고
분명 저희가 잠자는 침대도 쓴거 같아 열받고
그 여사친이라는 여자도 이혼하고 아이 혼자 키우면 조용히 육아나 할것이지
잘데도 없으면서 굳이 동창회 참석해서 밤까지 술마시고 남사친 집에서 자는게 이해가 되시나요?
이 일로 저는 예비신랑에 대한 믿음이 다 깨져버렸고
그 여사친이라는 여자한테도 연락해서 난리칠 작정인데요
제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되는데.. 재워달라고 한 여자나 재워준 남자나 다 똑같은 년놈들 아닌가요 이거?
하루가 지났네요.
당연히 잠은 못잤고요.
아침 되자마자 복도 씨씨티비 문의했는데 최장 30일까지 열람 가능하다고 해서 봤는데 이번 사건 외에는 따로 드나든적은 없었고, 밤 11시경 아이와 둘이 들어오는것까지는 확인했습니다.
예비신랑.. 이었던 전남친의 카카오톡은 확인해보니 지운건지 모르겠으나 한 6개월간 특이사항이라고 할 내용은 없었네요. 진짜 간간히 생일축하 연락 주고받고, 최근 재워달라는 연락..
그리고 제 글이 네이버 다음카페 뉴스 등등 엄청 퍼졌나봐요.
오늘 오후 두시쯤 그 여사친에게 직접 전화가 먼저 왔네요.
죽을죄 지었다며 인터넷에 자기 얘기인거 알고있다며 벌써 동창들 사이에 소문이 났나봐요?
여기는 더군다나 작은도시라 소문이 더 빠르거든요.
글 좀 지워달라고 울먹거리던데 쌍욕 박아줬구요. 진짜 전남편 아이 맞고 혼자 키우고 있었는데 잘 곳이 없어 친하다고 생각해 부탁한건데 자기 잘못 맞다며 봐달래요.
걱정말라고 결혼 없던걸로 할테니 앞으로 너네집처럼 편하게 왔다갔다하며 지내라고 해줬습니다.
그리고 댓글에 니 남친 애 아니냐고 하는 말도 많던데 어차피 파혼할거라 친자검사까지 안해도 될거 같아요. 그 애가 누구 아이든 어차피 전남친에게 모든 위약금 다 물어내라고 할거고
제 부모님께는 이미 사실대로 말했고, 짐 챙겨오는거나 여러가지 취소하는거 다 차분하게 정리하라고 하시더라구요.
오늘밤이나 내일 남친 집에도 다 터트릴겁니다.
전남자친구라는 인간도 오늘 하루종일 장문의 카톡으로 너 없으면 못산다느니 빌고있는데 이미 제 마음 속의 정리가 다 끝나서 그런지 읽기도 귀찮네요.
속이 답답해서 쓴 글이 이렇게 화제가 될 줄 몰랐는데.. 뭐 조상이 도운건지 저는 많은분들이 바란것처럼 파혼하게 되었네요.
다들 좋은저녁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