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얼마나 화를 내는가. 오늘부터는 화가 나더라도 심호흡을 하고 마음을 진정시켜 보는 것이 좋겠다.
그렇지 않으면 너무 화가 난 나머지 뇌혈관이 터져버릴지도 모른다.
의사들은 예민함과 폭력적인 감정은 심장에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뇌를 손상시키고 뇌졸중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최근 대만의 유명 신경외과 의사 얀준린 박사는 의학 예능 프로그램 '헬로닥터'에 출연해 병원에서 만난 30세 여성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병원에 실려 왔던 여성 A씨는 평소 고집이 센 성격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남자친구와 자주 다퉜는데 식사 도중 또 말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사지 경련을 일으키다 갑자기 기절했다"라고 말했다.
당시 A씨는 남자친구를 향해 오랜 시간 소리를 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의료진은 응급실로 실려 온 A씨의 증상을 확인하고 응급 CT 촬영을 통해 뇌출혈로 진단했다.
응급실 의료진은 얀 박사에게 연락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병원에 도착한 얀 박사는 정밀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A씨의 뇌에서는 혈관 종양인 뇌동정맥 기형이 발견됐다.
'뇌동정맥기형'은 뇌 발생 단계에서 동맥과 정맥이 정상적으로 모세혈관으로 이어지지 않고, 직접 연결되어 혈관덩어리를 형성하는 선천성 질환이다.
이에 화를 내면서 혈압이 상승했고 결국 혈관덩어리가 파열되기 직전에 이른 것이다.
얀 박사는 종양 파열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수술을 진행했다.
이후 깨어난 A씨에게 "앞으로 화를 낸다면 또 나를 보게 될 것"이라며 재발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다.
얀 박사는 "감정이 격해지고 화가 나면 뇌압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며 "정상적인 뇌압은 약 10mmHg 이하로, 몸이 스스로 조절하며 일정 높이에 도달하면 뇌에 부하가 걸리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뇌종양이 없어도 과도한 흥분은 뇌출혈을 유발할 수 있다.
지난 1월에는 딸의 수학 숙제를 봐주던 교사 엄마가 문제를 풀지 못하는 딸을 보고 답답함을 호소하다 뇌출혈을 겪기도 했다.
갑자기 깨질듯한 통과 함께 메스꺼움을 느낀 그는 결국 침실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지만 나아지지 않아 대학 병원을 찾았고 지주막하출혈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주막하출혈은 두개골 내 혈관이 파열돼 혈액이 뇌와 두개골 사이 공간으로 유입되는 것을 말한다. 자칫하면 뇌 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
항저우 사범대학 부속병원 신경외과 부원장 칭춘 박사는 "과도한 감정 기복은 뇌출혈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라면서 "과도한 흥분이나 우울증을 피하고 금연과 금주,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며 뇌경색 예방을 위해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