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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과 필연이 영광으로…'모래 알갱이' 써 내려간 69세 팬 이야기
임영웅과의 필연이 수상의 영광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개최된 '임영웅 콘서트'에서 "필연이란 이런 걸까요?"라고 소개된 사연의 주인공인 1955년생 김종희 씨의 이야기다.
김종희 씨는 지난해 '임영웅 콘서트' 중 팬 영웅시대의 사연을 소개하는 '임영웅의 스페이스'의 사연 주인공이기도 하다. 당시 임영웅은 "필연이란 이런 걸까요?"라며 사연을 소개했다. 김종희 씨는 한글 서예를 시작한 이후, 감동으로 다가온 '모래 알갱이'를 붓글씨로 써보고 싶은 일념으로 팬심을 담아 276자를 한 자, 한 자, 3개월 여의 노력 끝에 완성했다. 임영웅은 해당 작품을 찍은 사진을 보며 "정말 멋지다. 3개월 연습한 솜씨가 아닌 것 같다. 편지와 붓글씨 감사하다. 이 종이를 제가 집에 가서 간직하겠다. 오늘 부적처럼 주머니에 넣어두고 임하겠다. 필연이란 이런 거다"라고 감사와 감탄의 마음을 전했다.
그 이후, 1년 여의 시간 동안 김종희 씨는 '모래 알갱이'를 매일 새벽마다 써 내려갔다. 그리고 노력이 담긴 작품을 용기 내 '제29회 서울서화공모대전'에 제출했다. 그리고 지난 7월, 특선을 받게 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깜짝 놀랄 소식이었다. '서울서화공모대전'에 노래 가사를 출품하는 일은 드문 일이었다. 수상은 더욱 그랬다. 하지만 김종희 씨에게 임영웅의 곡 '모래 알갱이'의 가사는 그 어떤 '시'보다 아름다웠고, 한 자 한 자 적어 내려가며 행복을 안겨줬다. 협회 관계자는 그의 수상과 관련해 "기존에는 노래 가사를 작품으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한글 서예 부흥을 위해 아름다운 노래 가사도 '시'로 인정하기로 했다"라고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를 전했다. 김종희 씨의 진심이 통한 것.
김종희 씨는 4남매를 키워냈다. 은퇴 후, 친구들과 함께 나선 여행에서 허리가 부러지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임영웅을 만난 것도 그때였다. 한 친구는 한 달여 동안 병원에서 지내게 된 그에게 임영웅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를 권했다. 김 씨는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했다고 느꼈던 고단한 삶 전체를 위로받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임영웅에게 빠져들게 된 시작을 이야기했다.
임영웅과 함께 일상도 달라졌다. 한숨 대신 웃음이 났다. 두 손녀는 "할머니 이 삼촌 누구예요?"라고 관심을 보여줬고, 어느새 콘서트부터 극장까지 함께하는 든든한 '영웅시대' 패밀리가 됐다. 김종희 씨는 "임영웅 씨가 콘서트에서 소개해 준 것에 용기를 얻어, 생애 처음으로 공모전에 도전해 보게 됐다. 그리고 입선까지 하게 돼 너무 기쁘다. 앞으로도 임영웅 씨의 가사를 한글 서예로 많이 적어 가며 널리 알릴 것"이라고 바람을 전했다. 더불어 "앞으로 10년 동안 임영웅의 서른 곡 이상을 써 내려가 팔순 잔치에는 영웅시대를 초대해서 전시회를 열 것"이라는 희망을 덧붙이기도 했다. 사랑은 어느새 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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