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방송된 MBN 리얼 버라이어티 '가보자GO' 시즌3 11화에서는 1970년대를 풍미했던 '쎄시봉' 대표 가수이자 미술과 글까지 섭렵한 자유로운 영혼 조영남이 출연했다.
앞서 조영남은 1971년 군생활 중 알게 된 배우 윤여정과 교제를 시작, 1974년 결혼했다. 당대 최고의 스타로 유명세를 얻었던 윤여정이었지만 결혼을 이유로 배우 생활을 중단, 조영남과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평범한 주부로 남편과 두 아들의 내조에 집중했다. 하지만 1987년 조영남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되면서 윤여정에게 이혼을 당했다. 이후 1995년 18세 연하 여성과 재혼했고 그해 딸을 입양하기도 했다.
윤여정과 이혼 이후에도 조영남의 여성편력은 계속됐다. 수많은 여자들에게 구애를 하는 엽색 행각을 벌였고 이런 이유로 1980년대 여성지에 단골 바람둥이 스타로 이름을 올리며 오명을 안았다. 여성 연예인에 대한 잦은 추파와 성추행, 성희롱 등으로 비난을 사기도 했다.
이러한 조영남은 1993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KBS2 '체험 삶의 현장' 진행을 맡으며 MC로서 활동을 이어갔고 은퇴 이후 화가로 많은 관심을 끌었지만 이 또한 자신의 작품이 아닌 무명 화가를 고용해 대리제작하게 한 '대작 사건'에 휘말리며 공분을 샀다.
이에 대해 악플이 쏟아지자 조영남은 그해 12월 SBS 예능 '신발 벗고 돌싱포맨'에 출연해 "그 친구가 상 타는 날 기자들한테 전화가 왔다"며 "내 딴에는 미국식으로 멋있게 이야기 한다고 한 것이었다. '바람 피운 남자에 대한 우아한 복수. 최고의 복수'라고 했다. 그 말이 그대로 기사가 나서 난 한동안 거의 죽는 줄 알았다. 내가 말한 게 방송에 나가자마자 '네가 뭔데 숟가락을 왜 얹고 있냐'라는 악플이 달렸다"고 말해 다시금 시청자의 분노 버튼을 눌렀다.
'가보자GO'에 출연한 조영남은 현관 입구부터 서재와 거실까지 187평 대저택을 꽉 채우는 약 1000점의 작품들로 가득한 집을 공개했다. 자신을 '재미스트'라고 표현한 조영남은 그 이유에 대해 "재미있게 사는 게 좋은가? 아니면 우울하게 사는 게 좋은가? 답이 나오지 않나"라며 "요즘 제일 재미있는 건 여자친구를 만나는 일이다. 심지어 여러 명의 여자친구가 있고 여자친구들 사이에서 서열도 있다. 첫 번째 서열의 여자친구는 10년간 1위였지만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바람에 서열을 박탈했다"고 고백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또한 조영남은 "여자 친구는 착하고 대화가 통해야 한다. 만나서 영화를 보고 쇼핑을 한다"며 "나는 신이 만든 산이나 바다 같은 자연보다는 사람이 만든 백화점 같은 걸 더 좋아한다. 보통 남자들은 백화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나는 좋아해서 백화점 구경도 자주 간다"고 답했다. 79세임에도 꺾이지 않는 여성 편력을 마치 자랑인냥 밝힌 조영남에 또 한번 실망하는 순간이다.
MC들과 조영남은 인생을 살면서 후회했던 순간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조영남은 "내 인생에 가장 큰 후회와 아쉬움이 남는 일은 이혼 후 집에서 나올 때 아이들을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왜 그때는 아이들을 생각하지 않았는지 나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젊을 때는 그랬다. 젊어서 몰랐으니까"라고 씁쓸하게 고백했다. 이에 MC들은 "이혼 후 연락한 적은 없는가?"라며 안타까워했고, 조영남은 "없다. 인생의 남은 버킷리스트가 없는데 단 하나가 있다면 전처 윤여정에게 전화하는 것이다"고 답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유서에 대해서도 "유서에 '장례식을 치르지 말라'고 썼는데 내가 장례식을 치를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 부끄럽고, 장례식에 와서 나한테 절하는 것도 싫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죽으면 옆에 있던 사람이 담요에 말아 화장하고 내 유골을 영동대교에 뿌려 달라고 유서를 썼다. 그런데 영동대교에 유골을 뿌리는 것은 불법이라 괄호치고 유서에 몰래 버려달라 쓰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거액의 재산 분할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내 옆에 있는 여자에게 재산 반을 줄려고 했는데 최근 수정했다. 자식이 셋이니까 4분의 3은 자식, 4분의 1은 내 옆에 있는 여자로 수정해 썼다"고 털어놨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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