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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본토 타격한 美에이태큼스…푸틴은 '핵카드'로 맞불
'신속한 종전' 트럼프 재집권 두 달 앞 전투 가열돼 확전 양상
러, 미국의 본토 공격 허용에 "우크라도 핵공격 대상" 강수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공한 장거리 전술 탄도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결국 러시아 본토 타격을 감행, 1천일째를 맞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가 확전일로에 접어들게 됐다.
러시아는 핵무기 사용 조건을 완화해 우크라이나도 핵공격 대상으로 포함하는 '핵카드'로 맞불을 놨다.
러시아 국방부는 19일(현지시간) 오전 3시 25분 우크라이나군이 접경지 브랸스크주에 에이태큼스 미사일 6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 방공시스템이 6발 중 5발을 격추했으며 나머지 1발에도 손상을 입혔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측은 성공적 공습이었다고 주장했다.
공격의 성패를 떠나 이 공격은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장거리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한 첫 사례여서 주목된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이용한 러시아 본토 타격을 승인했다는 보도가 나온 지 이틀 만에 이뤄졌다.
미국 정부는 아직 승인 여부를 공식 확인하지 않았지만 이 승인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퇴임 전 우크라이나에 주는 '마지막 선물'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수 개월간 요청해왔으나 미국은 이를 들어주지 않고 있었다. 러시아 본토 타격으로 러시아가 '레드라인'을 넘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러시아가 자국 영토에 대한 나토 회원국의 미사일 공격은 나토의 직접 개입이라고 주장했던 만큼 이날 에이태큼스 발사로 우크라이나 사태는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서방의 고정밀 장거리 무기를 자체로 사용할 능력이 없다는 점에서 서방 병력이 동원될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무기 사용은 서방의 직접적인 분쟁 개입이라는 새 국면을 의미한다고 거듭 경고했었다.
이같은 충돌 양상은 '신속한 종전'을 공언했던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는 내년 1월까지 두 달간 더욱 가열될 수도 있다. 트럼프 정부가 압박하는 휴전 협상에 대비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유리한 '고지 점령'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공교롭게 러시아는 이날 핵무기 사용 조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새로운 핵 교리(독트린)를 발표했다.
이번 개정에서 주목받는 부분은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은 비핵보유국에 의한 어떠한 공격도 공동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이다. 또 러시아와 동맹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중대한 위협'을 주는 재래식 무기 공격에도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는 미국이 장거리 미사일을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데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러시아와 함께 전 세계 핵탄두의 88%를 보유한 주요 핵보유국이다.
러시아가 미국이 지원한 에이태큼스를 이용한 우크라이나의 본토 공격을 중대한 위협으로 평가한다면 핵 대응에 나설 수도 있는 근거를 마련한 셈이다. 러시아 고위 관리들은 앞서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무기를 이용한 본토 공격을 허용한다면 제3차 세계대전이 촉발될 수 있다고 경고할 만큼 러시아로선 첨예한 안보 사안이다.
미국도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무기 사용 요청을 마냥 무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회의적인 트럼프의 재집권이 현실화한 데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쿠르스크 전투에 참여하는 것으로 확인한 만큼 미국은 이에 대해 대응해야 했다.
미국 당국자들은 뉴욕타임스(NYT)에 이번 정책 전환의 목표 중 하나가 북한에 '북한군이 취약하며, 북한이 병력을 더 보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가 북한군이 배치됐다고 알려진 쿠르스크를 겨냥해 에이태큼스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첫 공격은 브랸스크를 겨냥해 이뤄졌다.
바실리 카신 모스크바 고등경제대학교 통합 유럽·국제연구소장은 이날 타스 통신에 이번 공격이 쿠르스크가 아닌 브랸스크에서 단 한 차례 제한된 형식으로 수행됐다는 점에 주목한다면서 "러시아의 반응을 시험하기 위한 공격"이라고 추정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텔레그램에서 핵 교리 개정으로 인해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의 미사일을 사용하는 것은 동맹 국가가 러시아를 침략한 것으로 인정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경우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나토의 주요 시설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대량살상무기로 보복 공격을 할 권리가 있다"며 "이것은 이미 제3차 세계대전"이라고 경고했다.
美 장거리무기 허용에 러 핵교리 개정…우크라도 핵공격 가능
핵무기 사용 조건 낮춰…"핵보유국 지원받는 비핵보유국에도 핵무기 사용"
재래식 무기 공격에 주권 '중대한 위협'시 핵무기 사용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가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은 비(非)핵보유국에도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핵 사용에 대한 교리(독트린)를 바꿨다.
미국이 자국산 장거리 무기를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자 이에 '핵 카드'를 꺼내 맞대응했다. 공교롭게 이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개시한 지 1천일째 되는 날이기도 하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개정된 핵억지 분야 국가정책의 기초(핵 교리)를 승인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개정 핵 교리는 이날부터 발효된다.
이번 개정을 통해 러시아는 핵 억지 대상이 되는 국가와 군사동맹, 핵 억지로 대응할 수 있는 군사적 위협의 범위를 확대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을 완화했다.
공개된 개정 핵교리 문서를 보면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은 비핵보유국에 의한 어떠한 공격도 공동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서방 핵보유국(미·영·프)의 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를 지목한 것이다.
러시아는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중대한 위협'을 주는 재래식 무기 공격에도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러시아와 동맹국에 대한 핵무기 및 대량살상무기 공격이 있을 때도 핵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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