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김대우 감독이 파격적인 영화 '히든페이스'로 10년 만에 돌아왔다.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히든페이스'를 연출한 김대우 감독과 엑스포츠뉴스가 만났다.
영화 '히든페이스'는 실종된 약혼녀 수연(조여정 분)의 행방을 쫓던 성진(송승헌) 앞에 수연의 후배 미주(박지현)가 나타나고, 사라진 줄 알았던 수연이 그들과 가장 가까운 비밀의 공간에 갇힌 채 벗겨진 민낯을 목격하며 벌어지는 색(色)다른 밀실 스릴러를 담는다.
'방자전', '인간중독'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김대우 감독은 10년 만에 '히든페이스'로 극장에 돌아왔다.
파격적인 장르의 대명사인 김 감독은 이번엔 더욱 미스터리한 느낌의 작품을 연출했다.
김대우 감독은 "처음부터 '히든페이스'가 스릴러라는 생각은 못했다. 찍다 보니까 스릴이 있다고 느꼈다. 그때부터 스릴러로 보이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고 스릴러라고 칭해주면 되게 뿌듯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새로운 도전에 나선 소감을 전했다.
'인간중독'에 이어 송승헌, 조여정과 재회한 김 감독은 "저도 시간에 따라 발전하겠지만 배우들도 탈피하고 진화한다. 송승헌의 경우 이제 드디어 때가 됐다는 느낌이 있었다. 송승헌은 짐을 많이 내려놨다. 그를 감싸던 멋있고 아름다워야 한다는 짐이 있는데 어느날 만났더니 내려놨다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이야기했다.
김대우 감독은 "'인간중독' 때 큰 갈등의 골이었다. 그땐 송승헌을 이겨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엔 할 수 있을 거 같았다"며 성진으로서의 송승헌을 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조여정에 대해서는 "아직도 감추고 있는 내면이 많이 있는 거 같다. 그래서 아직 발현되지 못한 내면을 끌어내주고 싶다는 생각이다"라며 "'기생충'으로 아카데미도 다녀오고 세계적 배우가 됐지만 배우는 본질의 싸움인 거 같다. 배우는 관직이 아니다. 항상 자연인 상태다. 상이 조여정을 발전시켰다고 생각은 안한다. 시간이 지나며 또 다른 조여정이 된 거 같다. 그를 항상 존중하고 조여정의 연기 태도를 높게 본다"며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영화의 갈등 구조도 새롭다"는 김 감독은 '인간중독'과 비슷할 것이라는 선입견에 걱정이 없는지를 묻는 질문에 "배우들도 그렇고 영화보면 알 거다. 모르는 사람들이 비슷하다고 하지 않나. 사람들은 이야기를 듣게 된다. 완전 다르다는 이야기를 하게 만드는 게 중요한 거 같아서 열심히 했다"라고 덧붙였다.
'히든페이스'는 박지현의 파격 노출이 가장 시선을 끄는 요소다.
이에 대해 김대우 감독은 "노출이 있는 배역이다. 노출을 했을 때 배우가 노출영화에 나온다는 느낌을 가지면 형편없이 초라하게 된다. 영화도 초라해지고 배우도 초라해진다"며 "그런데 (노출은) 내가 가지고 있는 나만의 의상이라고 생각하면 초라해지지 않는다. 현장에서도 되려 스태프가 배려하고 보호하려고 하고 잘 찍어주려고 노력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단 하나의 의상이고 귀중한 의상이다. 잘 남겨줘야 한다.다른 의상은 입었다가 걸어도 그대로지만 사람은 그렇지 않다. 노화하고 흘러가는 건데 가장 아름다운 순간의 의상이니 정말 집중해서 찍게 된다"고 전했다.
이어 "그때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배우가 그 의상을 입었을 때 자신이 벗겨진 게 아니라 '의상'이라고 생각하는 자존감, 자기애, 자신감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박지현의 이런 모습이 미팅 때 너무 잘 느껴졌다는 김대우 감독은 "다른 미팅은 취소하자고 했었다"며 그에게 확신을 느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박지현은 촬영 때는 사실 '잘 해내고 있다'정도의 느낌이었다. 그런데 편집할 때 또 한 번 '이런 부분이 있었구나', '크게 보니 이런 미세함이 있구나' 했다. 최종적인 결론은 '종잇장처럼 바스라질 거 같은 디테일이다'였다"며 "그 디테일은 사실 감독의 영역은 아니다. 배우가 온전히 해내는 거다. 저도 관객으로 보면서 잘했구나, 잘하고 있었구나 느꼈다"고 극찬했다.
파격 영화, 에로티시즘의 대명사로 불리는 김대우 감독은 "솔직히 제가 에로티시즘이라는 생각을 못했다. 저라고 '15세 관람가' 쓰려고 노력을 안 하겠냐. 보면 어떻게 어른이 15세 영화를 잘 쓰지 싶다. 전 어른 이야기를 하다보니 그렇게 영화를 찍는 거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에로티시즘이라고 하니 섭섭하더라. 이번엔 수식어가 '장르에 대가'로 바뀌었는데 새로운 말이다 싶다"고 너스레를 떨며 "저는 스토리 신봉자로 불리고 싶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제가 되려했고 되고 잘 되고 싶은 유일한 게 스토리의 완성이다. 감독하는 이유도 스토리 완성하고 싶어서다"라고 목표를 밝혔다.
"다음 작품은 '15세 관람가'에 도전하고 싶다"는 김 감독은 파격적 설정에만 시선이 쏠리는 것에 대한 억울함을 묻는 질문에 "어차피 찍은 건 저다. 그런 거니까 그런 말을 들어도 마땅하다는 생각이다. 다만 에로티시즘이라는 건 빼고 싶다"고 밝혀 현장에 웃음을 안겼다.
한편, '히든페이스'는 20일 개봉한다.
사진=스튜디오앤뉴, 쏠레어파트너스(유),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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