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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수명 UP!] 〈2회〉튼튼 골격 유지하라
동아일보-고려대의료원 공동 기획
허리디스크-척추관협착 구분해야
40대 이후엔 코어 근육 강화 필요… 스쾃-플랭크-팔굽혀펴기 꾸준히
척추는 20대 때부터 관리해야 한다. 20대 때부터 척추 퇴행성 변화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방치하면 점점 ‘몸의 기둥’이 손상될 수 있다. 물론 척추질환이 있다고 해서 물리적 수명이 당장 짧아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삶의 질은 크게 떨어진다. 건강수명이 단축될 수 있다는 뜻이다. 지금, 척추를 중심으로 골격을 튼튼하게 유지해야 하는 이유다.
● 허리 디스크 vs 척추관협착증
대표적 퇴행성 척추질환인 허리 디스크(추간판탈출증)와 척추관협착증은 발병 시기나 증세가 다르다.
허리 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는 디스크에 문제가 생기는 병이다. 활동을 많이 하는 30대와 40대, 50대에 많이 발병한다. 반면 척추 주위의 인대나 뼈가 두꺼워지면서 생기는 척추관협착증은 60대와 70대에 더 많이 생긴다.
허리 디스크가 생기면 통증이 나타난다. 김주한 고려대 구로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통증이 엉덩이와 다리로 내려가며, 심하면 다리를 절룩거리거나 허리를 굽히기 힘들어질 수도 있다. 대소변을 보기 힘들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초기에 발견했을 때는 6개월 정도 약을 먹으면서 물리치료를 하면 대부분 좋아진다. 허리 통증을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이와 달리 척추관협착증은 통증이 강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서서히, 오랜 시간에 걸쳐 병이 악화한다. 증세가 나타나면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조금 많이 걸었다 싶으면 다리가 저리거나 화끈거린다. 불편하니 덜 움직이려고 한다. 김 교수는 “안 움직이다 보면 걸으려 할 때 다시 불편감이 느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며 “심각한 정도에 따라 수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근육통을 두 척추질환과 혼동할 때도 많다. 김 교수는 “엉덩이에서부터 무릎 위쪽까지만 아프다면 근육통일 가능성이 크다”며 “허리 디스크라면 무릎 아래쪽도 아플 때가 많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근육통은 대체로 3, 4주면 증세가 대부분 사라진다.
● 허리 건강을 위한 생활 원칙
70대 이후까지도 튼튼한 골격을 유지하려면 최소한 40대부터는 척추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한다. 김 교수와 양재혁 고려대 안암병원 정형외과 교수에게 반드시 지켜야 할 생활 원칙을 물었다.
첫째, 아침에 일어나면 반드시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몸의 관절을 부드럽게 만들어야 근력 운동을 해도 갑작스러운 손상을 막을 수 있다. 김 교수는 “운동선수들도 스트레칭부터 하고 본격적으로 운동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양 교수는 “평소 신전 운동을 자주 해 주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반듯하게 선 채로 두 팔을 허리에 대고 상체와 목을 뒤로 젖힌다. 그 상태에서 5초 정도 멈춘 후 원래 상태로 돌아온다. 이를 반복하면 된다. 서서 하는 게 힘들다면 의자에 앉아 해도 된다. 요령은 같다.
둘째, 유산소 운동을 되도록이면 매일 하는 게 좋다. 이 경우 체중 감소를 목적으로 한다. 아주 빠른 속도로 걷는 게 아니라면 근력 운동은 따로 해야 한다. 만약 걷기를 한다면 운동 시간은 2시간 정도가 좋다. 이렇게 운동한다면 하루 1만 보 정도를 채울 수 있다.
셋째, 근력 운동은 매주 2회 정도 해야 한다. 김 교수는 “중량이 무거운 것을 들려고 할 필요는 없다”며 “주로 허리와 등, 엉덩이 등 코어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40대와 50대라면 스쾃, 플랭크, 팔굽혀펴기 등 세 동작만 자주 반복해도 충분한 코어 운동이 된다”고 설명했다. 보통은 한 동작을 할 때 3∼5세트를 반복해 주는 게 좋다. 가령 스쾃을 할 경우 20회를 이어 한 뒤 1분을 쉬었다가 다시 하는 식으로 2∼4세트를 추가로 해야 한다. 양 교수는 “중간에 쉬어 주지 않으면 근육에 과부하가 생기기 때문에 휴식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플랭크와 팔굽혀펴기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까지 1세트를 한 뒤 이어서 2세트와 3세트까지 하는 게 좋다.
넷째, 같은 자세로 오래 있는 것은 피해야 한다. 관절이 굳고 근육량이 줄어들면서 퇴행을 촉구하기 때문이다. 의자에 앉아서 1시간 일했다면 최소한 5∼10분은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해 주는 게 좋다.
● 고령자와 환자는 운동 어떻게?
아직 척추가 건강하다면 60대까지도 스쾃, 플랭크, 팔굽혀펴기를 자주 하는 게 좋다. 보통은 일주일에 2, 3회는 하는 게 좋다. 김 교수는 “60대 이전에 근력을 키워 놓지 않으면 70대 이후에 척추 질환이 생길 때 회복하는 속도도 더딜 수 있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고령자들에게 특히 계단 오르기를 추천했다. 양 교수는 “계단을 오를 때는 무릎을 30도 정도만 구부려도 된다”며 “무릎에 부담이 덜 간다”고 설명했다. 이때 시선은 정면의 15∼30도 상단을 향해야 한다. 배를 약간 내미는 기분으로 걸어야 허리가 펴진다. 고령자일수록 속도를 내려 하지 말고 벽에 있는 난간은 반드시 잡는 게 좋다.
허리 디스크 진단을 받았다면 초기 2, 3주는 쉬는 게 좋다. 만약 통증이 나타나는 정도의 급성기라면 4∼6주는 쉬어야 한다. 양 교수는 “디스크가 파열되지 않고 단순히 튀어 나왔다고 하더라도 적응하고, 자연 치유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근력 운동은 더 오래 쉬어야 한다. 양 교수는 “통증이 80% 이상 줄었을 때 근력 운동을 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척추관협착증의 경우는 좀 다르다. 허리 디스크는 대체로 급성으로 나타나지만 척추관협착증은 만성일 때가 많다. 오랫동안 병이 진행됐다는 뜻이다.
이럴 때는 활동을 줄인다고 해서 척추 상태가 개선되지 않는다. 오히려 근육이 약해지지 않도록 운동을 계속 해줘야 한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통증이 더 심하고, 그러면 움직이지 않아 증세가 더 악화하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 양 교수는 “20분씩 나눠서라도 쉬지 않고 운동하면서 부족한 운동량을 채워야 한다”고 말했다.
● 보조기 사용해도 괜찮을까
수술한 뒤 일상생활로 복귀하려면 재활 치료가 필요하다. 암이나 뇌중풍(뇌졸중) 같은 중증 질환만 그런 게 아니다. 척추질환 수술한 뒤에도 마찬가지다. 김동휘 고려대 안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척추질환 수술의 경우 1, 2주 정도는 안정을 취하며 단계적으로 재활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술 직후에는 보조기를 착용한 상태에서 제자리에 서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게 가능해지면 걷기 훈련을 한다.
김 교수는 다만 환자가 아닌 사람이 보조기나 복대를 착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런 보조 도구를 착용하면 정작 써야 할 코어 근육이 움직이지 않게 되고 결국에는 위축돼 버린다”고 말했다. 몸에 힘이 없다며 복대를 착용하는 노인들도 많다. 이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통증이 심할 경우에는 복대를 착용해도 될까. 김 교수는 이에 대해서도 “참을 수 있을 정도라면 착용하지 않는 게 낫고, 통증이 너무 심하다면 그때에만 잠시 착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결국 척추질환자나 골절 수술 등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면 보조기를 착용하지 않는 게 코어 근육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다. 통증이 심하다면 통증의 원인부터 찾아내 치료하는 게 옳다.
김 교수는 허리가 굽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가방을 등 뒤로 메고 다닐 것을 권했다. 단, 끈을 늘어뜨려 가방이 허리까지 내려오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허리가 앞으로 굽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앉는 자세도 중요하다.
동아일보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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